중앙대 광명병원 뇌혈관 시술 40대 여성 '뇌사'...의료사고 진실공방

  • 등록 2023.01.18 17: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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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집안 풍비박산, 병원은 책임회피...시술과정 문제있어"
병원측 "예상치못한 결과 안타깝지만 지침 따랐고 동의받았다“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며느리가 의사의 권유를 받고 멀쩡하게 걸어들어가 광명 중앙대병원에서 색전술을 받은 직후 4개월째 뇌사상태로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결혼 10년 만에 아기 낳고, 이제 15개월 된 아기는 엄마 품에 안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는데, 병원에선 책임이 없다고만 합니다. 원통하고 억울합니다.”

 

경기 광명시에 소재한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에서 뇌혈관 시술을 받은 김모씨(44)가 뇌사상태에 빠졌다. 남편은 병원과 시술 의사 등을 상대로 민ㆍ형사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분통이 터진 시어머니는 병원 앞에서 피켓시위에 나섰다.

 

이 여성이 중앙대 광명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건 작년 9월 6일. 뇌혈관 중 1개가 기형이라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 ‘뇌경막 동정맥루’ 진단을 받은 김씨는 의사의 권유로 기형혈관에 약물(오닉스)을 투입해 해당 혈관을 막는 시술을 받은 후 깨어나지 못하고,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4개월째 뇌사 상태다.

 

가족들은 시술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의료사고라 주장하고 있다. 남편 A씨(42)는 “시술시간이 길어야 2시간이라 했는데 6시간 후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시 병원 측은 문제가 있는 혈관 1개에 약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정상혈관에까지 약물이 흘러 들어가 일부는 긁어내고, 일부는 밀어내 혈관을 정상 개통했다고 했지만 아내는 혼수상태였다. 시술 40분 후 CT를 찍어보니 지주막하 출혈(급성 뇌출혈)로 뇌압이 상승하고 혈압이 떨어져 혼자 숨을 쉴 수 없는 상태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월 중순 의사는 뇌세포가 모두 죽어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며 “정상혈관에 들어가면 안되는 약물이 들어갔고 아내는 뇌사상태인데 병원에선 지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시술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지주막하 출혈은 합병증일 뿐이라며 자기들 책임은 없다고 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중앙대 광명병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에 대해 안타깝지만 적절한 표준 지침에 따라 충분히 동의를 받고 치료한 것”이라며 “보호자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성실히 논의하고 있지만 병원과 보호자의 주장이 다르고,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자세한 사항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한편 가족들은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장기기증을 원하지만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병원 측이 ‘사고사’가 아닌 ‘질병사’라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사망원인 규명을 위한 부검이 필요한데, 부검을 하면 장기기증은 할 수 없다.

 

하루아침에 뇌사상태가 된 환자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과 중앙대 광명병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진실규명을 위한 법정 다툼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명시기자협회 공동취재]

문수철 기자 aszx1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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