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철 기자가 본 세상 데스크 칼럼]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진영 단일화, 이제 남은 것은 ‘교육을 아는 선택’이다

정치의 시간이 아닌, 교육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한다
현장을 모르는 개혁은 실험일 뿐, 그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간다

 

 

경기도교육감 선거를 앞둔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화 작업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단일화는, 분열된 지지층을 하나로 모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출발했다. 여론조사는 오늘부터 3일간, 선거인단 투표는 내일부터 3일간 이어진다. 절차는 시작됐고,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의 선택이다.

 

애초 단일화의 취지는 분명했다. 비슷한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진영 내 후보를 하나로 모아 보수·진보 구도를 선명히 하고, 교육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과정은 단순하지 않았다. 단일화라는 이름 아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연대보다는 경쟁과 견제가 더 부각되는 장면이 반복됐다. 일각에서 “단일화가 아니라 또 하나의 선거”라는 냉소가 나오는 것도 이런 피로감과 불신을 반영한다.

 

그럼에도 지금 시점에서 핵심은 과정의 공방이 아니다. 단일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 그리고 그 결과가 실제 교육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느냐가 관건이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의 승패를 가르는 자리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 나아가 교육 현장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그동안의 흐름을 돌아보면, 교육 정책과 철학보다는 진영 논리와 정치적 계산이 앞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누가 더 많은 조직을 확보했는지, 누가 더 넓은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은 넘쳐났지만, 정작 “누가 교육을 더 잘 아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검증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진보진영 단일화의 진정한 의미는 후보 숫자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경기도 교육을 책임질 ‘적임자’를 가려내는 데 있다. 그 기준이 흐려지는 순간 단일화의 명분도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진영을 넘어 적용될 수 있는 단 하나의 기준은 ‘현장을 아는 교육감’이다.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이자 교육정책의 책임자다. 교실과 학교,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의 구조를 이해하고, 현실에 맞는 정책을 설계해 실행까지 이끌어야 한다. 현장을 모르는 개혁은 선언에 그치고, 행정을 모르는 이상은 제도 안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혼선은 결국 학생과 교사가 감당하게 된다.

 

지금 경기도 교육은 여러 갈림길에 서 있다.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학력 격차, 교권 침해와 교사의 소진, 맞벌이·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학교 돌봄 체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는 미래 교육 준비까지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과제들이 한꺼번에 교육 현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 복합 위기를 풀어낼 힘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현장 이해’와 ‘실행 능력’에서 나온다.

 

따라서 유권자의 선택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누가 더 같은 진영인가”가 아니라 “누가 더 준비돼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소리의 크기보다 현장을 바라보는 깊이, 정치적 수사보다 구체적 실행 계획과 경험이 더 중요한 잣대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진보진영 단일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단일화의 결과가 향후 4년간 경기도 교육의 방향을 결정짓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단일화 과정에서 드러난 갈등과 피로감이 아무리 컸다 하더라도 최종 선택의 순간에는 정치가 아닌 교육, 진영이 아닌 전문성, 구호가 아닌 실행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경기도 교육의 미래는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누가 제대로 선택되느냐’에 달려 있다. 민주진보진영 단일화가 진정으로 의미 있는 과정으로 남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현장을 아는 교육감, 교육을 아는 행정가를 찾는 마지막 검증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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