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의회 제12대 전반기 원 구성이 마무리됐다. 여야 협상 끝에 더불어민주당은 13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12개 위원장직을 맡고, 국민의힘은 농정해양위원장 1석을 맡기로 합의했다.
원 구성은 끝났지만 협치에 대한 논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의석수에 비례한 책임과 권한을 갖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다. 그러나 지방의회는 단순히 다수결의 논리만으로 운영되는 공간이 아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고, 소수 의견을 존중하며, 견제와 균형을 통해 더 나은 정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의회의 존재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이번 원 구성은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긴다.
민주당은 그동안 협치와 소통을 주요 가치로 내세워 왔다. 하지만 의장과 두 명의 부의장에 이어 상임위원장 대부분까지 차지한 이번 결과는 그동안 강조해 온 협치의 가치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되묻게 한다.
물론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다수당이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확보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정치는 법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것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 국민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은 숫자의 승리가 아니라 배려와 절제, 그리고 상대를 인정하는 정치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대 규모의 지방의회다. 그만큼 전국 지방의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책임도 크다. 의석수만 앞세워 모든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보다 일부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배분하며 협치의 상징을 만드는 선택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 선택은 민주당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민주당은 "의석수에 따른 정당한 배분"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의석수는 권한의 근거일 뿐, 협치의 기준까지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숫자가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민주주의의 수준을 결정한다.
더욱이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의회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존중되고, 다양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성숙한 의회의 모습이다. 야당의 역할이 형식적으로만 남는다면 의회의 견제 기능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원 구성으로 의회는 출발선에 섰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상임위원회 운영 과정에서 야당의 의견을 얼마나 경청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반영하느냐다. 협치는 자리의 개수가 아니라 운영 방식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숫자로 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도민들이 기억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정치의 품격이다. 다수당의 힘은 의석에서 나온다. 하지만 의회의 권위는 신뢰에서 나온다.
이번 원 구성은 민주당이 권한은 확보했지만 협치의 명분은 상당 부분 잃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제 남은 과제는 잃어버린 신뢰를 앞으로의 의정 운영으로 회복하는 일이다. 그것이 전국 최대 지방의회를 이끄는 다수당이 도민에게 보여줘야 할 진정한 정치적 책임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