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광명시가 헌법의 가치를 행정과 시민의 일상에 반영하는 ‘헌법친화도시’ 조성에 나선다. 시민의 존엄과 기본권을 시정의 기준으로 삼고, 정책 결정 과정에 시민 참여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30일 오전 시청 중회의실에서 ‘헌법친화도시 광명, 헌법을 시민의 일상으로’를 주제로 정책브리핑을 열고, 헌법친화도시 조성 방향과 단계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시가 추진하는 헌법친화도시는 헌법에 담긴 국민주권의 기본원리를 시정 전반에 반영해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민주주의와 자치분권의 가치를 지역사회에서 실현하는 도시를 뜻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18일 ‘광명시 헌법친화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시에 따르면 헌법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조례 제정은 전국 지방정부 가운데 처음이다.
조례에는 시장과 공직자의 책무를 비롯해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헌법친화도시조성위원회 구성, 시민 헌법교육과 참여·홍보 등 추진에 필요한 사항을 담았다.
시장은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 시행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매년 추진 실적을 점검·평가해 다음 연도 계획에 반영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공직자에게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헌법적 가치를 반영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며, 정책 과정의 시민 참여를 확대하도록 책무를 부여했다.
시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올해는 뜻을 함께하는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헌법친화도시 지방정부협의회’ 구성을 추진해 공동 연구와 교육, 정책 교류의 기반을 마련한다.
2027년에는 5개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전문가와 시의원, 시민대표 등 15명 이내로 구성된 헌법친화도시조성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도시 조성을 위한 주요 정책과 사업을 심의한다.
시민을 위한 헌법교육도 확대한다. 어린이·청소년·성인·노인 등 대상별 특성을 고려해 헌법의 기본원리와 시민의 권리, 민주적 의사결정과 참여 방법을 쉽게 전달할 방침이다. 생활 속 사례를 담은 책자와 교육·홍보자료를 제작하고, 각 가정에 헌법 책자를 배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교육이 실제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 현안과 헌법적 가치를 함께 논의하는 공론장과 숙의 프로그램도 넓힌다.
2028년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법개정 논의를 본격화하고, 다른 지방정부와 공동 포럼·정책 세미나를 열어 정책 사례와 교육 프로그램을 공유할 계획이다. 2029년에는 추진 성과와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을 보완하고, 공동 과제 발굴과 제도 개선, 국내외 지방정부 및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이 같은 정책의 바탕에는 지난 8년간 축적한 자치분권과 주민자치 경험이 있다. 시는 2018년 자치분권 전담 부서를 설치한 이후 시민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 왔다.
대표적인 시민 공론장인 ‘500인 원탁토론회’에는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총 5,423명이 참여해 1,650건의 의견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485건이 실제 정책에 반영됐다. 논의 주제도 생활 주변의 불편과 지역 현안에서 저출생·고령화, 기본사회, 기후위기 등 도시의 미래와 관련된 의제로 확대됐다.
2020년에는 모든 동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주민이 직접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하는 주민세 마을사업은 2020년 24개 사업, 2억9,000만원에서 2025년 59개 사업, 3억8,600만원 규모로 늘었다.
시는 이러한 시민참여 경험을 토대로 정책의 내용과 행정 과정이 시민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는지 살피는 ‘시민주권 행정’으로 자치분권의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박광희 행정안전국장은 “헌법은 법전에 머무는 가치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고 행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어야 한다”며 “시민의 존엄과 기본권을 시정 중심에 두고, 시민주권이 시민 일상에 실질적 권리로 이어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