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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백제인의 염원이 담긴 영혼의 성 독산성

백제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이곳에 성을 쌓아야만 했던 절박함이독산위에 성을 만들어야 했을 것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백제시대의 산성으로 추정되는 오산 독산성은 산의 높이가 208m이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이 화성시의 정남과 병점 그리고 오산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독산성을 오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독산성의 중요성은 일단 오르기만 하면 왜 독산성이 전략적 요충지이었는가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다. 화성의 벌판과 오산의 벌판을 한눈에 아우르기 때문에 군사적 이동을 쉬 감지할 수 있는 곳이 오산 독산성이다.

독산성은 오산 세마 사거리에서 세교방향으로 우회전해 들어가 서랑지 방면으로 10여 분간 들어가 보적사라는 사찰의 입구를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보적사 바로 아래까지 차량진입이 가능하다.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곳까지만 가도 멀리 동탄과 오산의 끝자락 까지 보이는 곳이 독산성이다.


 


 

 

보적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독산성에 오르면 바로 가파른 경사길을 만나게 된다. 보적사가 위치한 곳은 독산성의 동문이다. 동문으로 가는 길뿐만 아니라 동서남북의 모든 문들과 성벽아래는 경사가 급해 적군의 침입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적군의 침입은 어렵지만 반대로 지키기는 쉬웠을 것으로 추측되는 요새중의 요새가 바로 독산성이다. 적어도 군에 뜻을 가진 이라면 독산성의 전략적 측면을 공부하기 위해서라도 이곳에 들려보아야 할 것 같았다.

동문을 통해 들어간 산성길은 황토로 가득했다. 산이 낮은 탓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황토먼지가 날리는 지역이 독산성이다. 독산성의 꼭대기에는 임진왜란 당시 권율장군이 쌀로 말을 목욕시키는 척하며 왜군을 속였다는 전설이 있는 세마대가 있다. 세마대에는 정방향의 정자 한 채가 조용히 산성을 지키고 있다. 나그네의 쉼터로 딱 어울리는 곳이다.


 

 

잠시 정자에서 바라본 오산시내의 정경은 깨알 같은 느낌을 준다. 독산성 동문에서 다시 서문을 행해 걸었다. 독산성이 사각형에 가깝다는 사실은 현장에서 알았다. 서문에서 북쪽으로 100여 미터를 걸어가자 성의 길이 직각으로 꺾이는 것을 그 전에는 몰랐었다. 대개의 성들이 원형의 틀을 유지한 것에 비하면 특이한 구조다. 기억자로 길을 꺾자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성의 북사면을 이루는 쪽의 절경은 탄성을 절로 나오게 한다. 세상의 시름을 잊을 만한 모습에 잠시 발걸음이 멈출 수밖에 없었다. 멀리 보이는 화성시 정남의 평야와 황구지천이 산성 아래를 흘러가고 있었다.


 


그리고 고갯길처럼 길게 이어진 산성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슬아슬한 경치를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돌로 쌓은 산성아래에서 적군이 산성을 넘어 쳐들어오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과거 활과 칼로만 전쟁을 치렀다면 적군이 독산성을 점령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그런 모습이었다.

다시 10여분을 산성길을 따라 걸었다. 풀풀 묻어나는 먼지, 산성길의 중간에 정비되지 않은 독산성의 북문이 보인다. 정비가 되지 않은 탓인지 북문으로 나가서 지상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북문의 복원이 필요해 보였다. 북문 이라고 지정된 위로 아무런 건물이 없었다. 대개의 성문은 옹문을 만들어 성의 문을 보호하기 마련인데 그런 시설은 없었다. 아마 복원이 되지 않았거나 산세가 너무 험해서 아예 성문을 보호할 필요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었다.

화성시의 정남평야를 바라보며 조금 더 걸어 내려가면 또다시 기억자로 꺽인 부분이 또 나타난다. 기억자로 꺾인 부분에서 사진을 찍어보라는 듯 표시를 해놨지만 위험해 보였다. 안전을 위한 어떤 장치도 없었다. 관계 당국이 아직 독산성이 얼마나 중요한 보물인지를 몰라서 정비를 덜한 것으로 보였다.


 


 

 

독산성의 서문 근처는 제법 화단들이 많은 것을 보니 근처 시민들이 쉼터로 이용하는 것 같았다. 서문을 따라 조금만 가면 독산성의 남쪽 전경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오산과 동탄이 멀리 형제처럼 서있는 아웅다웅의 지세를 이루며 도시를 형성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한민국에서 이처럼 네모반듯한 성이 온전히 있는 것도 놀랐지만 그 옛날 백제인들이 이 성을 어떻게 쌓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독산성에 올라오기만 하면 수원, 화성, 오산의 움직임이 한 눈에 보인다. 자기 당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이곳에 성을 쌓아야만 했던 절박함이 이 성을 이곳에 있게 했을 것이다.

또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신라와 고구려, 백제는 또 얼마나 많은 피를 이곳에서 흘렸을까? 절대 빼앗겨서는 안 되는 성 독산성을 지키기 위한 삼국의 위대한 투쟁이 눈에 선했다.

서문을 빠져 나와 산 아래로 걸어갔다. 유난히 흙이 고와 마치 도자기라도 구을 수 있을 정도의 점토 같은 흙들이 바위들과 어울려 산길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화들짝! “뱀이다.” 길이 1m 정도 되는 황색띠를 가진 뱀이 바로 코앞에서 발소리에 놀랐는지 숲으로 도망간다. 뱀보다 사람이 더 놀랐지만 말이다. 다음에 이 지역에 올 때는 “독산성에 뱀이 있으니 어린아이는 주의를 요한다.”는 팻말이라도 하나 만들어 와야겠다.

독산성을 내려오는 길도 역시 경사가 급했다. 과거 독산을 촉산이라도 했다는 말이 실감났다. 독산과 촉산에 대한 경위는 정확하지 않지만 신라의 금성과 백재의 독산성은 서로가 서로를 가늠했던 그런 산성 이었던 모양이다.


 


한 10여분 걸어 내려가니 그 유명한 전두환 헬기장의 모습이 나타난다. 독산의 험산 산세를 깎아버리고 산 중턱에 만들어 놓은 헬기장은 과거 오산 시민들의 전용 운전연습장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저 독산성을 찾는 이들의 주차장으로 활용되어지고 있다. 조금 아쉽다. 험한 독산의 중간에 문화시설이 아닌 주차장만 덩그러니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기도와 오산시가 독산성의 중요성을 제대로만 인식한다면 오산 독산성은 아마도 세계적 명소로 성장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갖춘 그런 지형이었다. 영화 아발론의 모습이 상상되는 산세와 직사각형에 가까운 산성 그리고 산 정상의 우물, 삼국시대의 치열했던 교전 등 스토리텔링이 더해지고 복원과 보존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면 남한산성에 결코 뒤지지 않는 역사적 유물이 될 것으로 생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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