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윤화 법률사무소 '재율' 대표 변호사] 국토교통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는 약 2,550만대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으며, 자동차 보유인구가 꾸준히 늘어 인구 1명당 자동차 보유 수는 0.5대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렇게 도로에 차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운전과 관련된 사건, 특히 형사사건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 국민이 종합보험만 가입되어 있다면 형사사건은 입건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입건되더라도 구약식, 벌금형 정도로 가볍게 끝난다고 생각해 초동 대응을 게을리할 때가 많다.
또한, 교통범죄는 대부분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와 연결되어 있는데, 형사사건인 교통범죄는 다투지 않고, 운전면허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만 하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경향을 보면 초범에 대해서도 검찰이 구공판을 하고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되기도 한다.
또, 생계를 이유로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처분을 다투더라도 형사사건에서 변동이 없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결국, 교통범죄 자체를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적절한 대응을 하고자 주요 교통범죄별로 실무에서 문제 되는 내용 및 대응방법을 살펴보자.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운전자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더라도 신호위반, 무면허운전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통상 사건 접수시나 경찰조사시 경찰로부터 중과실에 해당하거나 의심된다는 점을 들어 알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혹 본인 사건이 12대 중과실에 해당한다는 점 자체를 모르고 있다가 공소장이나 약식명령을 덜컥 받아버리는 일이 있으니, 교통사고 가해자로 접수되면 혹시라도 12대 중과실에 해당 대상인지 알아봐야 한다.
◆ 교통범죄 사건이 가장 많은 ‘음주운전’
가장 많은 교통범죄 사건이 바로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 농도 수치 구간별로 처벌 조항이 다르고, 같은 구간 내에서도 수치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짐에 유의해야한다.
음주운전 피의자가 가장 후회하는 게 호흡으로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의 수치에 불복해 혈액을 채취하는 일이다. 통상 혈액채취를 하면 수치가 올라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종적으로 기소되는 건 혈액채취로 나온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이기 때문이다. 만일 위드마크 공식이 적용되었을 경우에는 공식이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인지, 제대로 적용이 되었는지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
공판단계에서 ‘운전을 마친 다음 술을 (추가로) 마셨다’라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단속 직후 경찰에게 해당 사실을 진술했다거나 결제내역 등 객관적 입증자료가 있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사건 ‘도주치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사건을 소위 뺑소니 사건이라고 한다. 도주치상 사건의 대응이 중요한 건 바로 면허 결격기간 때문이다. 상해를 입히고 도주한 사실이 인정되면 면허가 취소되고 최소 4년 동안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가 없다. 경찰단계에서 도주로 판단되면 검찰처분이나 재판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면허 취소 관련 절차가 진행된다.
면허 취소 통지서에는 불복절차로 경찰청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행정소송만 안내되어 있는데, 사실 형사사건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안내된 절차로도 변동이 생기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 미접촉사고더라도, 도주치상이 인정되기도 하니 ‘접촉이 없지 않았냐’는 주장만 하지 말고 ‘사고난 줄도 몰랐다’라는 것을 주장 ·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 도로위 범죄 ‘보복운전’
법에서 ‘보복운전죄’를 따로 규정하고 처벌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있어 보복운전이 인정될 때, 특수협박죄나 특수상해죄로 처벌이 되고 있다. 그러나 특수상해죄가 적용되면 벌금형 규정이 없어 무조건 구공판으로 기소되고, 선처를 받더라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 보복운전 사건에서, 블랙박스는 방패가 될 때도 있지만 화살이 될 때가 많다. 차량 내부 블랙박스는 음성 녹음기능이 켜져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차량 운전자가 도로 위에서 있던 불편한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거나 보복의 의지가 담겨 있는 말을 했다면 오히려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교통사고 범죄는 다양할 뿐만 아니라 범죄별로 대처해야 할 포인트가 다 다르므로 사건 초기부터 전문가와 함께 진행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할 것을 강력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