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린 비는 자연을 식히기에 충분했다. 오전에는 선선한 날씨를 보여 이내 산뜻한 마음마저 든다. 그러나 이런 날도 잠시, 태양은 다시 뜨겁게 달궜다.
한 주를 시작하는 마음에서 가까운 만석공원을 향했다. 광교산을 오를 예정 이였지만 비로 인해 취소했다.
만석공원은 1795년 수원화성을 쌓으면서 인근에 입주한 사람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든 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공원이다.
만석거는 수원에 화성을 축성하면서 이곳에 백성들과 인근지역에 장용영 군대를 주둔시키면서 많은 쌀을 필요로 하게 된다. 예부터 곡창지대였던 수원지역에 정조는 더 많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 저수지 농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당시 주요한 저수지는 농촌진흥청 앞에 있는 서호인 축만제, 만석공원에 있는 만석거, 얼마 전 발견된 만년제가 그것이다.
만석공원에도 둘러볼 수 있는 1.3km의 코스가 있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남수문을 닮은 교각과 영화정이 보인다. 영화정은 ㄱ 모양인데 개방을 하지 않아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둘레길로 다시 들어오니 간간히 자전거가 지나갔다. 이곳 조깅 코스는 자전거나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도심에서는 인라인 스케이트나 자전거를 마음껏 탈 수 있는 도로 시설이 적은 편인데, 이곳만큼은 마음껏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만석공원 옆엔 스케이트 보드장과 인라인 스케이트장이 위치해 있다.
만석공원 둘레 길을 걷다보면 간간히 보이는 저수지 풍경을 볼 수 있다. 어느 각도로 보아도 풍경이 다양하다. 조금 더 걸어가면 반원 형태의 다리가 있다. 저수지 풍경을 보면 유난히 수중 식물들이 많은 걸 알 수 있다. 며칠 전 녹조로 인해 전국이 떠들 썩 하지만 이곳만큼은 딴 세상인 듯 보인다.
걷다보면 소나무 군락, 하천 옆 버드나무가 풍치를 더한다. 또한 이곳엔 2층 정자가 하나 있는데 동네 어르신들의 여름나기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조성된 무궁화동산도 이곳에 있다. 바로 옆엔 2009년에 조성된 ‘정조대왕 능행차 거리‘가 있어 만석공원의 새로운 상징물이 되었다.
호수공원인 만석공원은 곳곳에 물을 잘 활용하여 쉴 수 있는 공간을 꾸며놓았다. 인공 연못위에 조성된 물레방아가 시원한 물줄기를 뿌린다. 이곳은 인공 도습지로 꾸민 것으로 보였는데 이곳에도 여러 수중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물 위에 비친 하늘과 나무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임에도 숲속에 들어 온 듯 한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 나무가 심어져 있으면 참 멋있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삶의 쉼터를 만들어 주는 공원속 대 자연에서 만 가지의 정취에 취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김홍범 기자(flashcast7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