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에 맞선 팔당농민투쟁 끝난 지 1년
백서 발간하고 다큐영화 완성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맞서 행정대집행 상황까지 갔으나 2012년 8월, 천주교의 중재로 4대강 공원 대신 ‘두물머리 생태학습장’이라는 정부와의 합의를 이끌어냈던 팔당농민들. 합의 후 1년, 이들이 3년 4개월의 투쟁기록을 백서로 발간했습니다. 또 농민들의 투쟁을 카메라에 담았던 다큐멘터리 감독은 다큐영화를 완성했다.
‘공사말고 농사짓자’는 제목의 백서발간 보고회와 다큐멘터리 ‘두물머리’ 시사회가 30일(수) 오후 7시부터 홍대입구 가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열립니다.
백서는 전체 세 권으로 무려 1348쪽에 달합니다. 제1권은 3년 4개월의 투쟁 기록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팔당유기농 지역의 쟁점을 다뤘고, 제2권은 사진집으로, 제3권은 각종 토론회와 재판, 공문, 언론기사, 성명서 등을 모은 자료집으로 구성됐다.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은 발간사에서 “처음 시작 때부터 우리는 이 투쟁이 얼마나 걸릴지, 어떻게 전개되어 결말을 맺을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며 “처음엔 단순한 농민 생존권 차원에서 시작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농(農)’의 소중한 가치, 나아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운동으로 발전하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유영훈 위원장은 “우리 모두가 극복하려고 했던 개발과 성장 중심의 물신주의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을 침해하고 있고 오만한 국가권력의 횡포는 지금도 밀양에서, 제주 강정에서 여전히 위세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한 뒤 “팔당 유기농의 기록은 이들에 대한 투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우리의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백서의 서문을 쓴 한신대학교 이상헌 교수는 “4대강 사업에 저항했던 팔당 유기농지 보존 투쟁은 건강한 먹거리를 중심으로 회복되어 가던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아름다운 관계를, 비이성적이고 토건맹목적인 정책으로부터 지키고자 했던 노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투쟁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백서에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농업 경시 풍조를 비판한 고려대학교 김철규 교수의 ‘죽임의 공사 4대강 사업과 농업’, 자본주의 농지수탈의 관점에서 4대강 사업의 농업피해를 분석한 건국대학교 윤병선 교수의 ‘21세기 한국의 엔클로져운동’ 그리고 하천점용허가 소송을 맡아 1심 승소판결을 받아냈던 오범석 변호사, 바람직한 하천거버넌스의 대안을 제시하는 국토환경연구소 최동진 소장의 글 등이 실렸다.
또한 이날은 팔당농민 투쟁을 생생하게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두물머리>가 1년의 제작기간을 거쳐 첫 시사회를 갖습니다. 이 영화는 올해 39회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으로도 선정됐다.
영화를 제작한 서동일 감독은 “농지를 꼭 지키고 싶어했던 농민들의 간절한 마음과 그들의 3년 4개월의 애환을 담았다”며 “이 영화가 곧 조성될 두물머리 생태학습장에 유기농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기폭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발표로 4대강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4대강조사위원회 등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4대강 사업 추진에 책임이 있는 57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였습니다. 팔당 농민들은 이 고발에 참여하는 한편,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지역의 농업과 농민 피해조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2년 8월 정부와 농민들의 합의로 구성된 ‘두물머리 생태학습장 협의회’는 현재 25차례의 회의와 프로그램 용역, 운영주체 논의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 두물머리 8만여 평에 유기농체험농장, 대안에너지 교육장 등을 주제로 하는 생태학습장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