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공동체 한마당 '가치 또 같이' 7개 중간지원조직, 150여개 주민공동체 메아리 울려

작고 소중한, 공동체의 힘으로!

 

[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K문화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동네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주민들의 모습이라 생각해요. 마음 맞는 이웃들과 1년동안 마련한 다양한 얘기와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안성시에서 지난 5년간 이어졌던 공동체 실험이 조심스럽게, 하지만 당당하게 펼쳐졌다.

 

지난 10월 25일 마을, 아파트, 생협, 의료사협, 지역예술인 등 주민 1천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만들어 나갈 공동체에 대한 내일을 선보이는 2025 안성공동체한마당 ‘가치 또 같이’는 안성시시민활동통합지원단과 안성시문화도시센터, 안성시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이 공동주관으로 마련했다.

 

이번 2025 공동체한마당에 선을 보인 공동체들은 대략 150여개, 90여개의 시민동아리(10명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생활, 취미, 공익 등 일상에서 꾸려나가는 공동체 활동에 최대 6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는 물론 면지역 마을주민, 협동조합, 예술인 등이 주인공이다.

 

그중 하나인 시민곁해협동조합은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안성시가 문화관광부로부터 선정된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에 맞춰 구성된 협동조합으로 이 안에는 ‘마을공동체네트워크 이음길’, ‘안성맞춤 시민동아리’, ‘독립서점’, ‘안성햇빛발전협동조합’,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활동하고 있다. 어찌보면 안성의 동아시아 문화도시사업을 위해 개성있는 5개의 단체들이 뭉친 프로젝트 그룹 성격이다.

 

공동체한마당에는 이 외에 안성의 문화를 세계로 알리고 있는 문화장인들의 마당도 펼쳐졌다.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선정된 안성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장인들이 직접 시연을 하고 체험, 전시, 판매를 하고 있는 20여개의 부스에서는 TV에서나 보던 장인들이 한땀 한땀 작품들을 만들고 있었다. 대나무 낚시대를 만들고 있는 송용운 장인은 “사라져가고 있는 대나무 낚시대에 대한 관심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이런 자리가 많아져서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죠. 문화도시 안성으로 뚜벅 뚜벅 걸어가는 안성시민으로 자랑스럽습니다.”라고 전했다.

 

청년농부들의 목소리도 안성천변을 메웠다.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농촌을 살아내고 있는 농민 청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은 젊은 농부들의 농산물, 축산물, 과수 등을 들고 나왔다. “아무래도 농부들은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요. 안성도 새벽시장이 열리기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저희의 입장을 설명하고 저희 작품인 농산물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죠. 그래서 이런 공동체 한마당이 더 소중합니다. 저희도 농촌 공동체로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공동체들이 만나는 한마당 파이팅입니다.”라고 말한다.

 

기업의 이윤보다 사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공동체들도 제 몫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만든 협동조합과 마을기업은 물론 공정무역에 대한 부스도 눈길을 끈다. 안성두레생협 하재호 이사장은 “공정무역이라고 하면 어려운 개념이잖아요. 설명하기도 힘들고. 하지만 저희가 직접 이런 기회를 통해 제품 설명을 하면 바로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시는 분들이 많아요. 내가 구입하는 제품 하나하나가 내가 아닌, 우리,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필요로 하는 일이라 이해되시는 거죠” 부스에서 연신 설명을 하는 이사장님의 입가에 자그마한 미소가 번지는 이유이다.

 

시골 5일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에 취해있노라니 메인무대와 서브무대에서는 노래와 공연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안성시가 자랑하는 시민동아리가 1년간의 노력을 선보이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 10명 이상이 모여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시민동아리에서 공연을 할 수 있는 팀은 30여개소가 넘는다. 특히 이날 공연의 초점은 100여명이 모여 색소폰을 연주하는 100인 색소폰공연. 5개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색소폰동아리들이 마음을 모아 합동공연, 한마당 공연을 하는 것이다. 얼핏 보아도 100명이 알토색소폰, 소프라노 색소폰 등을 연주하는 공연자들은 웅장하다. 시간이 되어 그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내가 알고 있는 색소폰의 그것을 넘어버렸다. 웅장한 음량과 부드러운 화음, 거기에 곳곳에 들어가는 몸짓까지. 전혀 아마추어답지 않은 그들의 공연에 공동체의 시간과 힘이 느껴진다.

 

안성의 공동체들은 먹거리에도 빠지지 않는다. 60-70년대 거리를 재현하고 있는 거리에서는 골목식탁이라는 이름으로 지역골목상인공동체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자그마한 3미터 도로에 테이블을 마련하여 골목에서 운영 중인 닭집, 삽겹살집, 커피집 등이 찾아온 시민들에게 따스한 기억 한 켠을 마련해주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시민의 힘으로 풍요로운 안성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공동체의 힘입니다. 이런 자리를 통해 다른 공동체들은 어떠한 활동을 하는지 알아보고, 새로운 힘을 얻어 우리 동네, 마을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고 전했다.

 

5개 지원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통합지원단 정운길 단장은 “햇수로 5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통합지원단이 함께 하고 있는 시민공동체와 더 발전된 내일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을 논의하던 중에 모든 공동체들이 한 자리에서 얼굴을 맞대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한마당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단순한 발표, 전시 등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특색있는 공동체들이 서로 둘러보고, 경험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하다보면 시민이 중심되는 진정한 공동체안성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보았다.”고 말하고 있다.

 

조현선 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장도 “도농복합시인 안성에서 농업인의 공동체가 많다. 특히 젊은 농업인들에게 소득과 신규아이템 컨설팅, 판로개척 등이 필요한데, 이번 공동체한마당처럼 시민과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소중하다”며 “7개 지원센터의 힘으로 공동체들의 활동을 선보이고, 각 공동체들이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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