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이 아니라 폐쇄”…수원군공항 갈등, 끝내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수원 도심 한가운데 군공항이 자리한 전략적 공간이라는 사실
‘어디로 옮길 것인가’에서 ‘왜 존재해야 하는가’로 바뀐 군공항 논쟁의 본질

 

수원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 수원시는 군공항을 ‘경기국제공항’으로 재탄생시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고, 화성시는 “절대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한쪽은 “발전”을, 다른 한쪽은 “생존”을 말하는 이 대립은 수년째 이어져 왔지만, “이 싸움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냉소만 키우고 있다.

 

갈등의 뿌리는 분명하다. 어느 지역도 군공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다. 전투기 소음과 안전 문제, 고도 제한, 개발 규제 등 군공항이 가져오는 현실적 부담은 막대하다. “어느 지역도 군공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은 단순한 과장이 아니라, 그간 후보지 논의가 번번이 좌초된 과정을 통해 이미 확인된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전’이라는 해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다른 지역으로 떠넘기는 방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과 민간공항 건설을 연계한 ‘경기국제공항’ 카드로 지역 경제 도약을 꿈꾼다. 시는 “공항을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 교통 허브, 국제도시 도약”을 강조하며, 군공항 이전을 도시 재편의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화성시는 “주민의 삶, 환경권,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내세우며 단호하다. 화성시 관계자는 “우리는 발전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생존권을 위협하는 군공항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이 구조에서 합의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 논쟁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성장권과 생존권이 충돌하는 문제는 타협으로 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논의는 필연적으로 ‘수용 지역’과 ‘비수용 지역’을 갈라놓는다. 그 과정에서 지역 간 감정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 사이 갈등은 깊어졌고 지역 간 감정의 골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는 질문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어디로 옮길 것인가가 아니라 왜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가”를 묻자는 주장이다. 그동안 논의는 ‘이전’만을 전제로 달려왔다. 그러나 “이 질문을 피한 채 이전만을 답으로 설정한 논의는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받을 곳이 없는데 어떻게 옮길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다시 제기되는 셈이다.

 

그동안 군공항 ‘폐쇄’는 사실상 금기어였다.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작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것은 오히려 ‘이전’”이라는 반론이 힘을 얻고 있다. 후보지를 찾을 때마다 거센 반발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받을 곳이 없는데 어떻게 옮긴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피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그렇다면 답은 명확해진다. 갈등의 근원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이 등장한다.

 

폐쇄론자들은 군공항 폐쇄를 단순한 철거가 아니라 국가 안보 체계의 재편 기회로 본다. “국가 안보 체계는 재편이 가능하고, 전력은 분산 배치로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수원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군공항 부지는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전략적 공간”으로 꼽힌다. 이곳을 “첨단 산업, 미래 도시, 공공 인프라로 전환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단순한 공항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금까지 이 문제는 시간 끌기와 책임 회피 속에서 방치되어 왔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정책적 해법을 찾기보다는 지역 여론을 의식한 미봉책이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더 늦어지면 이 문제는 정책이 아니라 지역 분열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조속한 방향 전환을 주문한다.

 

결국 선택지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이전이 아니라 폐쇄. 그리고 그 위에서 수원과 화성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갈등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소모적 논쟁을 이어갈 것이냐의 문제다. 지역 언론은 “그것이 지금 이 갈등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 선택”이라고까지 단언한다.

 

“더 이상 갈등을 옮길 것인가, 아니면 갈등을 끝낼 것인가. 이제는 답해야 할 시간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반복해온 수원군공항 논쟁이, ‘이전’이 아닌 ‘폐쇄’를 둘러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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