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철기자가 본 세상 데스크 칼럼] 도시에서 시작되는 ‘민주주의’

『수원의 새빛, 세계로 가다』가 던진 질문

 

2월 1일 오전, 경기아트센터 도움관 컨벤션홀. 책 한 권을 매개로 한 이 자리는 단순한 출판기념회가 아니었다. 도시의 역할과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 그리고 지방정부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는 정치적·행정적 메시지의 현장이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펴낸 『수원의 새빛, 세계로 가다』는 ‘도시’를 행정 단위나 공간 개념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도시는 민주주의가 실제로 작동하는 생활의 무대이며 국가의 미래를 떠받치는 가장 현실적인 정치 공간이다.

 

이날 출판기념회가 열린 경기아트센터 도움관 컨벤션홀은 그런 문제의식에 공감한 시민과 지역 인사들로 채워졌다. 정치적 수사가 아닌 도시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려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현장의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밀도 있었다.

 

“민주주의는 일상에서 완성된다”

 

이재준 시장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민주주의는 거대한 이념이 아니라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완성된다.” 이는 중앙정치의 구호와 대비되는 발언이다. 그는 국가 차원의 제도 논쟁보다 도시에서의 정책 실행, 생활정치의 축적이 민주주의의 실질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교통, 복지, 환경, 문화, 도시재생 같은 구체적 정책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곧 민주주의의 성취라는 인식이다.

 

『수원의 새빛, 세계로 가다』는 수원이 축적해 온 이러한 도시정책의 경험을 정리하면서 지방정부가 세계와 연결되는 방식까지 확장한다. 지방자치가 ‘지역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도시 네트워크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도시 브랜드를 넘어, 도시 철학으로

 

이날 이어진 축사와 현장 반응은 책의 성격을 또렷하게 드러냈다. 문화·학계 인사들은 이 책을 “도시 브랜드 홍보물이 아니라, 도시 철학을 담은 정책 기록”으로 평가했다. 시민 대표 역시 “정책이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생활 속에서 체감한 변화로 서술돼 공감이 컸다”고 말했다.

 

이는 중요한 지점이다. 지방정부의 정책은 종종 보고서와 홍보자료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러나 이 책은 정책의 결과를 시민의 언어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택했다. 도시 행정이 시민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출판기념회, 정치 이벤트를 넘어서다

 

현장에서는 저자 사인회와 기념 촬영이 이어졌지만, 분위기는 전형적인 정치 행사와는 달랐다. 참석자들은 책의 내용과 수원의 미래 비전에 대해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눴고 “도시 행정이 삶의 문제로 다가왔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 출판기념회가 의미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정치인의 책이 선거용 메시지로 소비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도시가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공론의 장에 가까웠다.

 

도시가 국가의 미래를 만든다

 

『수원의 새빛, 세계로 가다』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국가의 미래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이재준 시장의 답은 명확하다. 국가의 미래는 중앙에서 설계되고 도시는 집행만 하는 구조가 아니라 도시에서 먼저 실험되고 증명된다는 것이다. 더 좋은 민주주의, 더 나은 삶은 도시에서 시작되고 그 성과가 국가로 확장된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그 주장을 책으로 그리고 시민과의 만남으로 확인한 자리였다. 수원의 다음 장은 아직 쓰이는 중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이 도시 민주주의를 둘러싼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출발점이 됐다는 사실이다. 도시는 더 이상 주변이 아니다. 도시는 지금, 민주주의의 중심에 서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