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I가 쓴 기사를 그대로 올리는 사람, 과연 기자인가?”

AI의 등장과 함께 기사 작성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기자는 취재와 판단,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경기헤드라인=김성구 기자] 인공지능(AI)이 문장을 생성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보도자료를 입력하면 기사 형식으로 정리해주고, 몇 개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그럴듯한 분석문을 작성해준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분명 흥미롭고 편리하지만,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검증 없이 이름만 붙여 그대로 내보내는 사람들이다.

 

기자는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취재하고, 판단하며,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것은 기사처럼 보일지라도 단순한 문서에 불과하다.

 

AI가 대신 작성한 기사를 검증 없이 올리는 행위는 취재의 포기이자 판단의 외주이며, 책임을 기술 뒤에 숨기는 선택이다. 이 순간부터 기자의 이름은 신뢰의 서명이 아니라 단순한 계정명이 되어버린다.

 

AI는 질문하지 않는다. 왜 지금 이 사안이 중요한지,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 이 문장이 지역사회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에 대한 고민이 없다. AI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자는 반드시 그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반박을 받고, 항의를 견디며, 때로는 소송 가능성까지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부담을 지지 않겠다면 그 자리에 ‘기자’라는 호칭을 붙일 이유도 없다.

 

특히 지역 언론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치명적이다. 지역 기사는 단순한 복사나 요약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맥락과 관계 누적된 갈등 위에서만 성립할 수 있다. 본지가 강조해온 원칙도 마찬가지다. 기술은 도구일 수 있지만 판단과 책임은 외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하는 것과 AI에게 기사를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전자는 기자의 역량을 확장하지만 후자는 기자라는 직업을 비운다. 이러한 질문을 피해서는 안 된다. AI가 대신 작성한 기사를 그대로 올리는 사람을 과연 기자라 부를 수 있는가. 기사는 자동으로 생성될 수 있지만 저널리즘은 자동화되지 않는다. 그 선을 지키는 사람만이 진정한 기자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저널리즘의 역할과 의미가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기자의 본질적 역할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AI가 작성한 기사를 단순히 복사해 올리는 것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기자라는 직업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기자는 정보의 전달자일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지는 공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고자 한다면 기자들은 AI의 편리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책임과 판단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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