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헤드라인=문수철 기자] 인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앞 횡단보도 및 신호등 설치 공사가 주민 간 찬반 대립으로 착공과 동시에 전면 중단됐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공공사업이 정작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은 채 추진됐다가 멈춰 서면서 행정력과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단비 인천시의원(부평구 제3선거구)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병원 앞에 횡단보도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시에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병원 이용 주민들이 ‘차량이 끊기기를 기다려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인천시에 전달했고 시가 경찰에 교통안전시설 설치 의견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경찰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 설치 안건이 가결되면서 시공이 결정됐고, 시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다른 주민들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교통안전시설 설치와 관련해 사전에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됐다”며 “설치 이후 예상되는 교통 체증과 혼잡 문제를 뒤늦게 인지하고 부랴부랴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행자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과 병원 앞 주요 도로에 신호 교차로가 추가되면 상습 정체 구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한 셈이다. 결국 인천시는 착공 직후 공사를 전면 중단했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단비 의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원인을 ‘주민과의 사전 협의 부족’으로 지목했다. 그는 “일부 민원에 따라 사업을 임의로 추진했다가 다시 중단하는 방식은 예산 낭비는 물론 주민 간 갈등만 키운다”며 “사업 시행 전 주민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할 공식적인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공사 재개 여부는 지방선거 이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해당 시설 설치 문제는 다가오는 6·3 지방선거 이후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통해 찬반 주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재논의 과정이 필수적”이라며 “보행자 안전과 주변 교통영향, 병원 이용객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공사업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단체장 후보로 출마 신청을 마쳤다”며 “향후 공공사업 추진 시 주민 의견을 명확히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단순 민원 접수에 따른 개별 사업 추진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전반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인 의견 수렴과 갈등 조정 시스템을 제도화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인천시는 현재 인천성모병원 앞 교통안전시설 설치 공사를 잠정 중단한 상태에서 향후 처리 방향을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과 교통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재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교통안전 측면에서 필요한 의견을 다시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